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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by Mr. 클래식 2022.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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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에타 귀차르디
줄리에타 귀차르디

Beethoven - Piano Sonata No. 17(Op. 31-2) d minor, "Tempest"

 

 

작품 번호 31의 세 소나타가 작곡되었던 1801~1802년은 베토벤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언젠가부터 시작된 청력 이상은 백방으로 치료를 시도해 보았지만 차도가 없이 계속 악화되기만 했고, 모처럼 진지하게 사귀었던 자신의 제자 줄리에타 귀차르디와의 연애도 신분 차이와 나이 차이, 그리고 여자 쪽 집안의 반대 등 각종 악재에 부딪쳐서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런 일련의 좌절로 인해 베토벤은 한때 자살할 생각으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쓰기도 했지만 다행히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음악활동을 시작했는데, Op. 31의 세 소나타는 베토벤이 창작의욕을 되찾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17번 소나타는 베토벤이 요양을 위해 하일리겐슈타트에 있을 때 써졌으며 작품 번호 상으로 두 번째에 위치하지만 세 소나타 가운데 가장 먼저 완성되었다. 아직 완전히 고통을 떨쳐버리지 못한 상황에서 쓴 작품이라 그런지 비극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반면 마지막으로 완성된 18번 소나타는 나름 삶의 희망을 찾은 후에 작곡된 덕분인지 4개의 악장 중에 느린 악장이 없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넘쳐 있다. 17번 소나타는 요양지에서 완성된 다른 두 개의 소나타와 함께 1803년에 출판되었으며 다른 유명 소나타와 달리 특별한 피헌정자가 없다.

 

한편 이 작품에는 '템페스트'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데 이 별명은 베토벤 본인이 붙인 것이 아니라 베토벤의 사후 그의 비서였던 안톤 쉰들러가 전해준 일화에 의한 것이다. 쉰들러의 주장에 의하면, 언젠가 베토벤에게 이 작품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찬사를 보내면서 "이 소나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힌트를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베토벤은 이에 대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어보게나."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베토벤 항목에 나와 있듯이 이 쉰들러라는 사람은 이래저래 신뢰하기 힘든 인물이기 때문에 이 주장의 진위도 의심을 받고 있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쉰들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이 작품과 희곡 템페스트 사이에 특별한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베토벤이 생전에 셰익스피어를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며, 그것도 귓병이 악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고전과 철학에 본격 몰두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굳이 관련성을 찾자면 간접적으로나마 영감을 주었을 가능성은 있다. 그리고 베토벤의 유품 중에 템페스트가 있었을 정도로 이 희곡에 애착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 템페스트라는 별명은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이 별명은 별 불만 없이 통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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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듣기

 

Daniel Barenboim

 

김선욱

 

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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