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노래 - 김재호 시 / 이수인 곡
이 곡은 1970년대 알려지기 시작한 곡이라 아주 오래된 곡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이곡이 알려진 초기에는 가곡 "가고파"와 함께 흔히 마산을 대표하는 곡으로 알려졌었다.
작곡가 이수인조차 고향인 마산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다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곡의 시를 작시한 김재호 시인의 의중이 중요할 것 같다.
이 곡은 작곡가와 작시자가 마산 제일여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시절의 인연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1967년 이수인이 KBS합창단 지도교사로 발탁돼 서울로 이사 온 이듬해,
이수인은 마산 제일여고 시절 단짝이었던 김재호의 엽서를 받는다.
음악실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쓴 편지에 시 한 편을 보낸다고 엽서는 적고 있었다.
"고향의 노래"였다. 이수인은 엽서를 보고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그 길로 곡을 붙여 노래를 탄생시킨 것이 1968년이었다.
노래가 발표되고 이수인과 김재호는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재호는 이후 부산과 마산의 고교를 전전하다가 부산시내 학원의 국어강사로 일하고 있었다.
김재호의 고향은 경남 김해군 진영읍 내룡리다.
금병산과 월파산 기슭의 산골로 "진영단감"으로 유명한 이곳이 "고향의 노래"의 배경인 것이었다.
김재호는 국민학교를 졸업하자 바로 마산으로 나와 마산중과 마산상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대학 2학년 때인 196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현대문학"에 박목월의 추천으로 재 등단한 시인이다.
그는 열세 살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올 당시 서른여섯 나이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후 어머니 생각과 고향 생각에
눈시울을 붉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싸리울 고운 고향 집 마당에 들어서면 처마 끝에 매달린 육각 등불에 소리 없이 펄펄 날리던 함박눈.
그 눈 속을 뚫고 들리던 경전선의 기적소리,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고향에는 앵두꽃 피는 언덕 너머 철둑 길이 뻗어있었고,
빨간 우체통이 유난히 크게 보이는, 제비가 둥지를 비운 처마 끝의 빨간 초롱꽃 등불에 펑펑 쏟아지던 함박눈을
바라보면서 어머니를 소리쳐 불러보고 싶은 그날의 소년은 이제 나이만 들어가고 있었다.
배움 때문에 고향을 떠나 새벽길을 걸어 나올 때 읍내 역까지 배웅 나왔던 할머니가 꼭 쥐어주던 지폐 한 장과
경전선 철길을 따라 피어있던 가을 들녘의 국화 냄새를 잊을 수 없다는 김재호 시인.
그의 "고향의 노래"는 우리 모두의 고향의 노래가 된 것이다. - 1992년 1월 26일 경향신문 기사 참고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뭇 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서 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곳 초가 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의 노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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