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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by Mr. 클래식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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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열정

Beethoven - Piano Sonata No. 23 in f minor Op. 57, 'Appassionata'

 

 

베토벤은 인생의 황금기로 다가서고 있던 20대 후반에 청각장애가 찾아오는 바람에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자살까지 생각했을 정도로 힘들어했지만 다행히 이를 어렵게 극복하고 삶의 의지를 되찾았으며, 그 직후부터 새로운 음악에 대한 창작열에 불타올라 크로이처 소나타(Op. 47), 발트슈타인 소나타(Op.53), 영웅 교향곡(Op. 55), 피아노 협주곡 4(Op. 58), 라즈모프스키 현악 4중주(Op. 59), 교향곡 4(Op. 60), 바이올린 협주곡(Op. 61) 등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는 훌륭한 작품들을 대거 쏟아 냈다. 열정 소나타 역시 이처럼 베토벤의 창작열이 폭발했던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이후 30대의 청년 베토벤에게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남녀상열지사', 즉 연애사였다. 귀족 집안인 브룬시비크 가문의 딸이었던 요세피네 폰 브룬시비크는 한 때 베토벤과 사제 관계로 썸을 탔지만, 가문의 요구에 따라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해야 했다. 그런데 1804년 남편이 급사하면서 요세피네는 졸지에 과부 신세가 되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베토벤과의 두 번째 연애를 시작하였다. 사랑이 깊어져서 두 사람은 약혼까지 했지만, 브룬시비크 집안의 결사반대와 요세피네가 전 남편으로부터 낳은 네 자녀의 양육 문제 등이 겹쳐서 결혼은 성사되지 못하고 연애는 계속 평행선을 달렸다. 이 와중에 베토벤은 요세피네의 언니였던 테레제 폰 브룬시비크와도 눈이 맞았다.

 

열정 소나타는 이처럼 베토벤이 브룬시비크가의 두 자매 사이에서 한창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시기에 작곡되었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이 곡이 당시 베토벤의 심정이 많이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호사가들은 유례없이 격정적인 1악장과 3악장은 관능적이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넘쳤던 요세피네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며, 비극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의 2악장은 정숙한 현모양처에 가까웠던 테레제를 생각해서 썼다고 주장하는데, 물론 이는 실체적인 근거가 없는 일종의 인상 비평에 불과하다.

 

이 작품은 1806년에 완성되었고, 이듬해 2월에 빈에서 출판되었다. 그런데 이미 1804년에 이 작품을 구상한 스케치가 남아 있어 몇몇 학자들은 1804년 이전부터 이 작품에 대한 구상이 시작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동안 구상 단계에서 머무르고 있던 작품이 베토벤의 개인사와 맞물려서 극적으로 완성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요세피네나 테레제가 아니라 두 자매의 오빠였던 프란츠 폰 브룬시비크(1771~1849) 백작에게 헌정되었는데, 아무래도 썸타는 대상 중 누구 한 명을 배제하고 다른 사람에게 헌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프란츠는 베토벤의 열렬한 팬이자 후원자였기 때문에 충분히 이 작품을 헌정받을 이유가 있었다.

 

'열정(Appassionata)'이라는 별명은 베토벤 본인이 붙인 것이 아니다. 베토벤 생전에는 이 작품에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았다. 베토벤 사후인 1838, 함부르크의 출판업자였던 크란츠(August Heinrich Cranz)가 이 작품이 너무 격렬하고 어려워서 독주로 연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출판할 때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편곡판을 함께 출판하면서 'Appassionata'라는 부제를 붙인 것인데, 현재에도 이 이름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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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열정 소나타 듣기

 

임동혁

 

김선욱

 

바렌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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