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 Goldberg Variations, BWV988
이 곡은 '골드베르그 변주곡'이라고 불리어지게 된 에피소드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1802년에 포르켈이라는 사람이 펴낸 바흐의 전기 속에 이 작품의 작곡 경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흐가 지내던 드레스덴 주재의 러시아 대사였던 카이제를링크 백작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골드베르그라는 쳄발로 연주자를 고용하여 그가 잠들 때까지 밤마다 옆방에서 쳄발로를 연주하게 하였다. 그러나 그의 불면증은 점점 더 심해져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된 백작은 그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바흐에게 밤에 들을 음악을 작곡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요청을 받아 작곡된 것이 바로 이 변주곡이다. 카이제를링크 백작은 이 곡에 몹시 흡족해서 '나의 변주곡'이라 불렀고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골드베르그를 불러서 '나의 변주곡'을 연주해달라고 하곤 했다. 백작은 이곡에 대한 사례로 급잔에 금화를 바흐에게 가득 담아 사례하였으며 이는 바흐의 1년 연봉을 웃도는 금액으로서 바흐가 평생 받았던 사례비 중 가장 많은 것이었다"라고 말하면서 포르켈은 이 에피소드를 끝맺고 있다.
이 곡은 이러한 약간은 로맨틱한 에피소드를 배경으로 널리 알려져 왔지만 그 신빙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변주곡이 출판된 것은 1742년 경이며 작곡 시기는 1740년 경으로 추정된다. 이때는 골드베르그의 나이가 불과 13세의 어린 소년이었으며, 과연 바흐가 13세의 소년을 위해 이런 복잡한 곡을 작곡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게 된다. 게다가 1742년의 출판본에는 거액의 사례비를 주었다는 카이제를링크 백작에 대한 헌정사나 감사문은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과연 기존의 에피소드가 사실일까 하는 의문은 더욱 깊어진다.
카이제를링크는 바흐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사람이었으며 바흐가 궁정작곡가의 직함을 가지게 되는 데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바흐는 38세에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 (합창장)로 부임하여 65세에 사망할 때까지 이 직위에 있었다. 이 자리는 여러 가지로 교회 당국과의 마찰이 심한 자리였으며 곧은 성미에 주변성이 없는 바흐로서는 시의원들이나 목사들과의 충돌이 잦았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라이프치히의 통치자인 작센 선거후에게서 1736년 11월에 '폴란드 왕 겸 작센 선거후 궁정작곡가'라는 직함을 수여받게 되어 시의 고위층 인사들과의 접촉 시 매우 유리한 입장이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사람이 바로 카이제를링크 백작이었다. 바흐는 평소 그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 번은 새로 제작된 쳄발로의 성능을 시험하는 자리에서 바흐가 자신이 작곡한 변주곡 전곡을 연주하였었고 카이제를링크 백작은 그 곡을 매우 칭찬하였다고 한다. 이에 바흐는 이 곡이 출판되면 한 권을 보내드리겠다고 말하였다는데, 아마도 이 일화와 평소 두 사람의 친분을 바탕으로 하여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에피소드가 각색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최근의 이론이다.
오늘날 이 곡은 변주곡 분야의 간판급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과 더불어 건반악기 변주곡의 쌍벽으로 불리고 있다.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룔로프와 키미코 이시자카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 - 교향곡 6번 (전원 교향곡) (0) | 2022.01.04 |
---|---|
모차르트 - 피아노 협주곡 21번 (0) | 2022.01.02 |
차이콥스키 - 교향곡 6번 (비창) (0) | 2022.01.02 |
멘델스존 - 바이올린 협주곡 (0) | 2021.12.31 |
차이콥스키 - 피아노 협주곡 1번 (0) | 2021.12.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