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ikovsky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35
1877년 겨울부터 이탈리아, 스위스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던 중 우연한 암시로 협주곡에 대한 구상을 얻어 단숨에 완성시킨 차이콥스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이 여행은 차이콥스키가 안토니나 이바노브나 밀류코바와의 비참한 결혼생활로부터 온 우울증을 회복하기 위해 갔던 것이다.
초고가 완성된 후 차이코프스키는 당대 러시아 바이올린계의 거장이었던 레오폴드 아우어 교수에게 헌정할 목적으로 그에게 작품에 대한 자문 및 초연을 맡아줄 것을 구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답변은 차갑기만 했다. 아우어는 차이코프스키에게 "기교적으로 보아 도저히 연주가 불가능하다"라고" 하면서 초연을 거부했던 것이다.
실망한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을 3년 동안이나 발표하지 않고 묻어두었는데, 아돌프 브로드스키라는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이 곡을 칭찬하면서 발표할 것을 적극 권하여 1881년 12월에 빈 필과 한스 리히터의 반주로 브로드스키에 의하여 초연되었다. 하지만 지휘자나 오케스트라 단원들부터 이 곡에 호의적이지 못했고 브로드스키의 완성되지 못한 기교는 청중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으며, 결정적으로 독설가였던 평론가 한슬리크는 이 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혹평하였다.
"우리는 천하고 품위 없는 얼굴만 봤고 거친 고함소리만 들었으며, 싸구려 보드카의 냄새만 맡았다. 프리트리히 피셔는 짜임새 없는 그림을 비평할 때 '보고 있노라면 냄새가 나는 그림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차이코프스키의 이 곡은 음악작품에도 들어서 냄새가 나는 작품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운 생각을 우리에게 처음으로 알려주었다."
한슬리크의 혹평을 들은 차이콥스키는 실망을 금치 못했으나 이 곡의 가치를 굳게 믿고 있던 브로드스키는 유럽 각지에서 이 곡을 계속 연주하여 결국 청중들의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하였고, 나중에는 아우어 교수도 이 곡의 가치를 인정하여 스스로도 연주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두고 그의 제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가르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곡은 많은 공로를 가진 브로드스키에게 헌정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율리아 피셔의 소리로 감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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